황종권, 『방울 슈퍼 이야기』, 걷는사람, 2023. - 『방울 슈퍼 이야기』는 황종권 시인의 재미나는 에세이집이다. 방울 슈퍼는 시인의 어머니가 여수에서 운영하던 가게 이름이고, 가게에 딸린 방 한 칸에서 식구가 살았다고 한다. 시인은 집안 문제로 할머니 댁에서 맡겨져 자라기도 했는데 이번 에세이집에서 방울 슈퍼를 중심으로 시인의 유년 시절 기억이 다수 소환된다. 방울 슈퍼의 주인아주머니인 어머니는 슈퍼 금고를 도둑맞고 눈물을 보이면서도 남을 의심하는 일을 꺼렸다. 아들에게 주변을 챙기는 사람이 되라는 주문도 수시로 한다. 여행지에서 남이 버리고 간 오물을 줍는 것으로 아들에게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보여주기도 한다. 이 책의 적잖은 부분은 어머니에 대한 헌사이기도 한데 특히, 아들의 중학교 선생이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