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1724

<에세이> 동해 하얀 파도를 따라

이성교, 『동해 하얀 파도를 따라』, 창조문예사, 2006. - 이성교 시인(1932-2021)은 강원도 삼척 출신이며 강릉에서 중고등학교를 다녔다. 고등학교 하숙집을 시골집을 얻으면서 그곳의 주인인 왕산골 어머니를 수양어머니로 여기며 평생 따르고 인사하는 인간미를 육명심 사진작가가 『문인의 초상』에 언급한 바 있다. 그때 육명심 작가가 읽은 책이 『동해 하얀 파도를 따라』다. 수필집에 따르면, 이성교 시인은 중학생 신분으로 6.25를 겪는다. 방위군으로 징집되었다가 시인은 장질부사에 걸리고 식구들에게 차례로 옮긴 병마는 어머니 목숨마저 앗아간다. 그때 피난 가던 길에 집에 얹혀살던 처녀 복순이는 어머니 병간호로 살아남아 아랫집 남자와 결혼해서 살면서 시인을 만나 옛 추억에 잠길 때도 있다. 시인은 고..

감상글(책) 2024.09.20

<사진 에세이> 문인의 초상

육명심, 『문인의 초상』, 열음사, 2007.- 『문인의 초상』은 사진작가 육명심의 문인 초상 사진에 짧은 글을 곁들인 사진 에세이다. 30여 년 출간을 벼르던 책인 만큼 1970년을 전후한 사진이 많다. 문인을 사진에 담되 어느 순간부터 예술가의 옷을 벗긴 인간으로서의 체취와 숨결을 담게 되더라는 서문의 글이 눈에 띈다.민영 시인 편을 보니. 강원도 철원 출생인 민영은 아버지 따라 만주 간도로 이사를 갔다가 서울 명동에서 담배장사를 하고 남대문 시장 어물 가게의 점원으로 일하기도 했단다. 민영은 부산 피난지에서 땅콩장사를 하다가 인쇄소에서 일했던 경험을 살려 서울에서 인쇄소 조판기술자가 되었다. 그런 다음 출판사 편집자, 잡지사 기자가 되어 부지런히 일하는 중에 독서도 하고 시도 썼다면서, “인생의 이..

감상글(책) 2024.09.20

복지과 가는 길 / 이명윤

복지과 가는 길 / 이명윤 복도를 걷는데 등 뒤에서달그락달그락 운다구두 뒷굽의 구멍이 돌을 삼킨 것노인이 걸음을 뗄 때마다 어느 날구두를 찾아온 슬픔이 말을 거는 것이다이 건물엔 복지과가 없다는 말은도무지 들은 체 않고 달그락달그락,풀 한 포기 없는 복도를 따라오며연신 중얼중얼거린다 먼 나라 어느 부족의 주문 같은중얼중얼, 바람이 불 때마다어디선가 노인의 가슴이 삼킨 돌들이정신없이 말을 거는 것이다 달그락달그락 쯤이야 거꾸로 뒤집어탁탁 치고 그래도 안 되면쿠폰 한 장으로 조용할 수 있겠지만중얼중얼은 어떻게 하지 달그락달그락, 중얼중얼,말을 탄 노인이 쉬지 않고 황야를 달린다 분명 이 세계 어디엔가태양처럼 떠 있을, 복지과를 찾아서 - 『이것은 농담에 가깝습니다』, 걷는사람, 2024.  감상 – 노인을 ..

감상글(시) 2024.09.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