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한 / 도경회 녹내장에 걸린 저수지 살얼음 반 너머 깔린다 수직으로 떨어지는 따뜻한 운석 얼음에 쩡 금이 간다 밤 깊을수록 하늘 팽팽해지고 풍덩 풍 잔 메아리 일구며 돌 떨어지는 소리 잦다 물이 가슴 뚫리면서 너울에 솔개바람 인다 목숨의 둘레를 돌려가며 갑옷 구멍처럼 홀쳐서 찢어지지 않게 깁고 있다 무리를 이끄느라 피멍 든 죽지 세상 후미진 밑바닥 훑어서 밥 벌어오던 아버지 -『데카브리스트의 편지』, 우리시움, 2022. 감상 – 24절기 중 소한(小寒)과 대한(大寒)은 마지막에 놓이며 이름에서 보듯 가장 추운 날에 해당한다. 북쪽의 작은 저수지라면 꽝꽝 얼 때가 많지만 남녘의 저수지도 영하의 날씨에 살얼음 끼는 건 종종 보게 되는 일이다. 살얼음은 그리 단단한 얼음은 못 되는 것인데 운석이 자꾸 부딪..