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터 벤야민(윤미애 옮김), 『1900년경 베를린의 유년시절』, 길, 2007. -1931년 경 『베를린 연대기』를 쓰고 몇 차례 출판이 좌절되고 조금씩 수정 보완해서 1938년경 다른 이에게 원고를 맡긴 게 『1900년경 베를린의 유년시절』이다. 저자는 나치를 피해 망명하려는 계획이 좌절되자 1940년 자결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저자의 유년시절 이야기는 장면 장면의 단절된 회상과 그런 중에 어떤 의미를 환기하려는 의도에 의해서 전체적으로 연결되는 서사적 재미는 줄었지만 몇몇 인상적 장면은 이를 상쇄할 만하다. 저자는 망명 시절, 유년의 이미지를 불러 내면을 치유하는 예방접종의 효과를 생각하며 이 글을 쓴다고 서문에 밝혔다. 나비 채집하던 유년을 떠올리며, “나비로 가득 채워진 그 공기를 뚫고 떨림 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