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 씨네 쌀 배달하기 / 변홍철 나는 자동차도 없고 자전거도 없는데 주인이 쌀 배달을 나가라고 한다. 어깨에 쌀 한 가마니를 얹고 달렸다. 십 리가 넘는 길이라고 했다. 알 듯한 얼굴의 세 인물이 동행이랍시고 따라나섰는데 아무 도움도 안 된다. 자기들끼리 찧고 까분다. 누렇게 벼가 익은 들판이다 저기에는 복사꽃이 환하게 핀 풍경은 아름다운 그림 속. 소나기도 내리고, 나는 흠뻑 젖었는데 이상하게 별로 힘은 들지 않는다. 아니 힘은 펄펄 남아돌아 한참을 더 달릴 수 있을 것 같기도 하다. 다만 배달 가는 집을 못 찾겠어서 짜증이 난다. 휴대폰도 없는 나는 뒤에서 찧고 까부는 이들에게서 전화기를 빌려 쌀 배달시킨 집 주인이랑 통화, 어, 아는 목소리다. 푸른 기와집에 산다고 했던가. 친절하긴 한데 설명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