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하, 『길을 잃는 것이 길을 찾는 길이다』, 행복한책읽기, 2020. - 중고등학교 시절, 등·하교용이나 신문 배달용으로 자전거를 탔다. 자전거를 타고 멀리 나갈 일은 드물었다. 기껏해야 동네나 시장, 도서관 다닐 때 이용했을 것이지만 자전거는 퍽 요긴하게 사용되었다. 양손을 놓고도 몸을 부리면서 방향을 바꾸는 재주라든지 앞바퀴를 들고 낮은 턱을 넘는 기술에도 재미를 내곤 했다. 그러다가 김훈의 『자전거 여행』(2000)을 읽고, 자전거가 낯선 지방 먼 거리를 여행하는 데도 쓸모가 있음을 알았다. 김훈은 “갈 수 없는 모든 길 앞에서 새 바퀴는 얼마나 아름다운가”라고 했다. 자전거 여행은 가보지 않은 길을 가슴에 품고 몸을 써서 바퀴를 굴려 그 길을 느끼는 일이다. 새로운 풍경을 마주하고, 숨은 역사..